지난달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웨딩박람회에 다녀왔습니다. 웨딩드레스부터 예식장, 스드메, 허니문까지 한꺼번에 알아보는 자리였죠. 그런데 허니문 부스에서 받은 견적을 보고 깜짝 놀랐어요. 몰디브 7박 패키지가 1인당 450만원이라니요. 그 자리에서 바로 계약은 못 하겠더라고요.
집에 와서 직접 알아보기 시작했고, 결국 트립닷컴으로 같은 일정을 절반 가격에 예약했습니다. 오늘은 웨딩박람회 허니문 패키지와 개별 예약의 차이, 그리고 제가 어떻게 200만원 넘게 아꼈는지 알려드릴게요.
부산웨딩박람회 허니문 부스의 현실
부산 벡스코 웨딩박람회는 규모가 꽤 큽니다. 허니문 관련 부스만 해도 10개가 넘더라고요. 하나투어, 모두투어, 롯데관광 같은 대형 여행사부터 허니문 전문 여행사까지 다양했어요.
각 부스마다 “박람회 특가”를 외치며 화려한 리조트 사진을 걸어놨습니다. 상담사들도 친절하게 설명해주고, 당일 계약하면 추가 혜택을 준다고 하더라고요.
받아온 견적들을 정리하면:
- 몰디브 7박 (5성급 수상방): 1인 450만원
- 발리 5박 (프라이빗 풀빌라): 1인 320만원
- 유럽 10일 (파리-로마-스위스): 1인 550만원
솔직히 비싸다고 느꼈지만, “허니문이니까 이 정도는 써야지”라는 생각도 들었어요. 주변에서도 “웨딩박람회에서 끊으면 안전하잖아” 하더라고요.
직접 알아보기 시작한 이유
그런데 약혼자가 한마디 했어요. “우리가 직접 예약하면 얼마나 나올까?” 처음엔 귀찮아서 싫었는데, 일단 한번 찾아보기로 했죠.
먼저 같은 몰디브 리조트를 검색해봤습니다. 박람회에서 추천받은 그 리조트 이름을 트립닷컴 할인코드로 검색했더니… 어? 가격이 절반도 안 되더라고요.
몰디브 콘래드 랑갈리 아일랜드 7박 기준:
- 웨딩박람회 견적: 2인 900만원 (항공권+리조트+식사 일부)
- 트립닷컴 개별 예약: 항공권 220만원 + 리조트 420만원 = 총 640만원
260만원 차이였습니다. 같은 방, 같은 일정인데 말이에요.
패키지의 함정들
웨딩박람회 패키지를 자세히 뜯어보니 숨은 비용이 있었습니다.
항공권: 대부분 이코노미 최저가 항공권입니다. 시간대 선택권이 없어요. 새벽 출발이나 심야 도착도 감수해야 하죠. 직접 예약하면 원하는 시간대를 고를 수 있고, 조금만 더 내면 프리미엄 이코노미로 업그레이드도 가능합니다.
리조트 방 타입: “오션뷰”라고 적혀 있어도 실제로는 가장 기본 방인 경우가 많아요. 수상방이나 프라이빗 풀빌라는 추가 금액을 내야 하고요. 직접 예약하면 처음부터 원하는 방 타입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식사 옵션: 패키지에 포함된 식사는 보통 조식만이에요. 석식 포함이라고 해도 특정 레스토랑, 특정 메뉴로 제한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일정 변경: 패키지는 일정 변경이 거의 불가능하거나, 변경 수수료가 비쌉니다. 개별 예약은 환불 가능 옵션을 선택하면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어요.
트립닷컴으로 허니문 준비하기
직접 예약을 결심하고 본격적으로 알아봤습니다. 생각보다 어렵지 않더라고요.
1단계: 항공권 먼저 확인 트립닷컴 항공권에서 원하는 날짜의 항공편을 검색했습니다. 몰디브 직항편을 찾았는데, 출발 시간대별로 20개가 넘는 옵션이 나오더라고요. 오전 출발 직항편을 선택했고, 2인 기준 220만원이었습니다.
2단계: 리조트 비교하기 몰디브 수상방 리조트를 여러 개 비교했어요. 콘래드, W 리트릿, 벨라사루… 같은 등급인데도 가격이 천차만별이었습니다. 리뷰도 꼼꼼히 읽어봤죠. 특히 신혼여행 다녀온 사람들 후기가 도움 됐어요.
최종적으로 선택한 곳은 콘래드 랑갈리. 7박에 420만원이었는데, 조식 포함에 수상방 업그레이드 옵션도 있었습니다.
3단계: 추가 옵션 체크 공항 픽업, 스파 패키지, 선셋 디너 같은 옵션들도 미리 예약하면 현지보다 저렴합니다. 리조트 홈페이지나 트립닷컴에서 미리 확인하고 예약했어요.
결과: 260만원 절약
최종 비교 결과입니다:
웨딩박람회 패키지 (2인 기준):
- 총 900만원
- 이코노미 항공권 (시간 선택 불가)
- 기본 수상방
- 조식만 포함
- 일정 변경 불가
트립닷컴 개별 예약 (2인 기준):
- 항공권 220만원 (원하는 시간대 선택)
- 리조트 420만원 (업그레이드 된 수상방)
- 조식 포함 + 선택적 석식 추가
- 환불 가능 옵션 선택
- 총 640만원
260만원을 아꼈습니다. 이 돈이면 리조트에서 프라이빗 디너 2회, 커플 스파, 스노클링 투어까지 할 수 있는 금액이에요.
발리는 더 큰 차이
발리도 비교해봤습니다. 박람회에서 제안받은 5박 패키지는 2인 640만원이었어요.
직접 찾아보니:
- 항공권 (대한항공 직항): 2인 150만원
- 프라이빗 풀빌라 (우붓 지역): 5박 180만원
- 총 330만원
무려 310만원 차이입니다. 거의 반값이에요. 같은 풀빌라, 같은 조건인데 말이죠.
여기에 할인코드까지 적용하니 실제로는 300만원 정도로 예약 가능했습니다. 나머지 돈으로 스파 패키지, 우붓 투어, 고급 레스토랑 예약을 할 수 있었어요.
패키지가 나은 경우도 있다
물론 모든 경우에 개별 예약이 좋은 건 아닙니다. 패키지가 유리한 경우도 있어요.
유럽 여러 나라 투어: 파리-로마-스위스처럼 여러 도시를 도는 일정은 패키지가 편합니다. 기차표, 호텔, 일정 관리를 다 해주니까요.
언어 장벽이 큰 나라: 일본이나 동남아는 괜찮은데, 남미나 동유럽처럼 영어 소통이 어려운 곳은 가이드가 있는 패키지가 안전합니다.
여행 경험이 적은 분: 해외여행 자체가 처음이라면 패키지가 심리적으로 편할 수 있어요. 모든 걸 알아서 해주니까요.
시간이 정말 없는 분: 결혼 준비로 바쁜데 여행까지 알아볼 시간이 없다면, 돈 주고 편함을 사는 것도 방법입니다.
실전 허니문 예약 팁
여러 예비 부부들과 정보 공유하면서 정리한 팁입니다:
비수기를 노려라: 허니문은 결혼식 직후가 아니어도 됩니다. 성수기 피해서 가면 같은 리조트가 30~40% 저렴해요.
출발 시간 유연하게: 새벽 출발이나 심야 도착 항공권은 20~30% 저렴합니다. 첫날은 어차피 피곤하니 저렴한 항공권 타고 현지에서 쉬는 것도 방법이에요.
리조트 직접 예약 비교: 때로는 리조트 공식 홈페이지가 더 저렴한 경우도 있습니다. 특히 신혼 패키지는 직접 예약할 때만 제공되는 경우도 있어요.
여행자 보험 필수: 개별 예약할 때는 여행자 보험을 꼭 들어야 합니다. 항공권 취소, 수하물 분실 등에 대비할 수 있어요.
결제는 신용카드로: 해외 결제 적립이나 여행자 보험 혜택이 있는 카드로 결제하면 추가 할인 효과가 있습니다.
부산웨딩박람회 가볼 만한가?
그럼 웨딩박람회는 갈 필요가 없을까요? 아니에요. 가볼 만합니다.
웨딩박람회에서는 최신 트렌드를 한눈에 볼 수 있어요. 어떤 리조트가 인기인지, 어떤 나라가 허니문지로 뜨고 있는지 파악할 수 있죠. 상담사들과 얘기하면서 정보를 얻고, 팸플릿도 받아오세요.
다만 현장에서 바로 계약은 하지 마세요. “오늘만 이 가격”이라고 해도 집에 가서 꼭 비교해보세요. 대부분 직접 예약이 더 저렴하고 자유롭습니다.
웨딩박람회는 정보 수집의 장으로 활용하고, 실제 예약은 직접 하는 게 가장 현명합니다.
우리의 선택
저희는 결국 트립닷컴으로 몰디브 7박을 예약했습니다. 웨딩박람회 견적보다 260만원 아낀 그 돈으로:
- 리조트 도착 첫날 프라이빗 비치 디너
- 3일차 커플 스파 패키지
- 5일차 선셋 요트 투어
- 마지막 날 수중 레스토랑 디너
이 모든 걸 추가했어요. 같은 예산으로 훨씬 풍성한 허니문이 된 거죠.
결혼 준비하면서 돈 나갈 곳이 한두 곳이 아닙니다. 예식장, 스드메, 혼수… 모든 곳에서 조금씩 아껴야 해요. 허니문도 마찬가지입니다.
부산웨딩박람회 가서 정보는 얻되, 계약은 신중하게 하세요. 직접 알아보는 수고를 조금만 들이면 수백만원을 아낄 수 있습니다. 그 돈으로 신혼집 가전이나 가구를 사는 게 훨씬 현명하지 않을까요?
예비 신랑신부 여러분, 행복한 결혼 준비 되시길 바랍니다!
